제주도립미술관이 8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3일까지 제주 미술의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주미술사 조명전 《에콜 드 제주》와 《고영만이 걸어온 길》로, 제주 미술의 발자취와 대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에콜 드 제주》전은 6·25전쟁 이후 격변의 시대에 제주에서 창작과 교육에 몰입하며 다양한 활동을 한 시대별 미술인들의 작품과 지역미술사에 기여한 활동상을 살펴보는 전시로, 기획전시실 1에서 회화 및 조각 67점을 선보인다.
첫 번째 섹션인 ‘한국전쟁과 제주미술’에서는 제주로 내려온 피난작가들과 일본 등지에서 유학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제주미술인들이 교편을 잡고 정착하면서 다양성이 조성된 지역화단을 보여준다. 홍종명, 장리석, 최영림 등 12명의 작가의 작품 총 19점을 선보인다.
두 번째 섹션 ‘미술교사 제주미술을 이끌다’에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1960년대 제주미술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는 도내 작가들과 피난작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도를 받은 학생들이 정규교육을 받고 제주로 돌아온 후 미술 교육계, 개인미술연구소 등에 종사했던 시기다. 강태석, 천병근 등 9명의 작가가 20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마지막 섹션 ‘전문 미술교육의 시작과 학원미술의 재건’에서는 1970년대 당시 제주화단에서 부흥한 비구상 회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비구상 회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던 미술단체 ‘관점동인’의 활동이 돋보였던 시기로 고영훈, 김종석, 김영철 등 23명의 작가의 총 28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전시문화를 꽃피웠던 다방 전시를 재현했다.
다방은 제주미술 확산에 기여한 공간이자 추억의 장소로, 1950년대부터 전시공간으로 활용된 이래 1960~1970년대 제주미술사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다방전을 거쳤다.
기획전시실 2에서는 ‘제주 작가 마씀’ 시리즈 《고영만이 걸어온 길》의 막이 올랐다.
‘제주 작가 마씀’은 ‘제주 작가입니다’라는 의미의 제주어로, 제주 화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원로・중견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제주미술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전시 시리즈다.
고영만 화백의 작품 76점을 △작가의 방 △자연 △어머니 △본풀이 △생명・공존 △화우의 6개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들과 전문위원실 관계자를 비롯한 도내 미술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전시를 관람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에 개막한 두 전시는 제주미술사를 재조명하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며 “다방전시 공간을 재현하는 등 관람객들이 시대를 여행하는 듯한 경험을 통해 제주미술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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