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이른 아침 가로수 사이 길에 서 보라 일찍 일어나 먹이 찾는 새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고 희뿌연 아침이 동녘에서 떠오는 시간 가로수 이파리 사이에서 빛나는 새벽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리
한여름 한낮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 보라 이 가지 저 가지 사뿐히 옮겨 다니며 분주히 비를 장만하는 바람의 손길을 볼 수도 있고 혹시 운이 좋거나 귀가 밝으면 午睡를 즐기는 나무의 꿈 이야기를 엿들을 수도 있으리
한여름 해질녘 가로수 길 아래 벤치에 앉아 보라 하루를 마감하는 신록들의 즐거운 만찬에 초대 받는 행운을 누리고 팔베개하고 낮 동안의 피곤을 누이면 가로수의 짙푸른 잎사귀 사이로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 따라 오래전부터 꿈꾸는 곳으로 여행하는 행복이 하루의 덤으로 주어지리니
여름날 아무 때나 가로수 곁으로 가보라 혼자서도 좋고 둘이라면 더 좋고 핸드폰의 이어폰은 꺼두고 오월보다 더 짙은 유월의 신록이 연주하는 노래를 들으며 시를 낭송하거나 책을 읽어도 좋은 가로수 길에는 사색과 명상의 시간이 있고 내일의 행복으로 가는 통로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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